유머꿀팁

그동안 유게나 디씨에서 흔히 보는 패배주의자들이 이해가 안됐는데

마지막불꽃 2020. 4. 26. 09:36

최근의 깨달음으로 조금 이해하게 된거 같음

 

내 동생이 진짜 보는 사람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씹돼지거든

 

근데 생긴거랑 안어울리게 심심하면 어디서 지 여친이라고 못보던 애들을 계속 데려오더라고

 

꼴에 형이랍시고 쫀심 상하긴 하지만 솔직히 존나 부러웠음

 

그러다 어느날 동생이랑 좀 진지하게 얘기할 일이 생겨서 이런저런 얘기를 좀 나눴음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애 얘기도 하게 됐는데 내가 장난식으로 '여자들이 니 몸을 보고도 너랑 한 침대에 들어가는게 신기하다'

 

라고 했더니 솔직히 자기도 이해가 안된대. 뭐 볼거 있다고 자기랑 사귀는지

 

들어보니까 얘는 나하고 다르게 자기 몸에 대한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이 거의 없더라고

 

솔직히 나는 그게 어떻게 가능한건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얘가 잠깐 생각을 하더니 그러더라고

 

자기는 몸이 이따구로 생겨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자신감이 생긴거 같다고

 

그 말을 들으니까 머릿속에서 뭔가가 번뜩 하더라고

 

내가 살면서 딱 한번 날씬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몇번 깔짝 연애 해본 이후로 연애를 해본적이 없었음

 

그래서 내 의식 저변에 '날씬 = 연애 / 돼지 = 솔로' 라는 고정관념이 깊게 박혀버린거지

 

그 이후를 쭉 돌이켜 보니까 나 혼자 열등감이랑 자격지심에 사로잡혀서 누가 나한테 호감을 표해도

 

나는 그걸 전부 거짓말이다, 날 놀리려고 그러는거다 이런식으로 왜곡해서 받아들이기만 했음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니까 사람이 패배주의에 왜 빠지는지 알겠더라고

 

나는 해봤다 이거지. 나는 과거의 경험만 생각하면서 패배주의자들 보고 '왜 해보지도 않고 저러지? 한심한 새끼들'

 

이러고 있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나도 패배주의에 빠진건 마찬가지였던거임

 

그래서 이전보다는 마음을 좀 가볍게 먹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내 인생 최대 숙원이기 때문에 살을 안빼겠다는 소리는 아님